
오랜만에 카레라이스를 만들었다.
감자 3개, 당근 1개, 양파 1개, 피망 1개, 둥근호박 1개에 버섯도 하나 넣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스팸이 있어서 반 개만 잘라 넣었다.
재료를 큼직큼직 썰어 기름에 달달 볶았다. 야채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물 500ml를 붓고 보글보글 끓였다. 매운 카레를 물에 잘 풀어 넣고 조금 더 끓이니 한 웍 가득 카레가 완성됐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카레 냄새가 집안에 퍼지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남편은 카레를 보자마자 반가워서 환호를 한다. 그리고 두 그릇을 먹었다. 두 그릇이면 굳이 "맛있다"는 말을 길게 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반찬도 제대로 한몫했다.


새로 담근 배추김치, 잘 익은 오이소박이, 새콤하고 시원한 열무김치. 여기에 멸치볶음과 쥐포볶음까지 꺼냈다.
카레 한 숟갈 먹고 김치 한 조각,
또 카레 한 숟갈 먹고 멸치볶음 한 번.
카레 하나 만들어 놓았을 뿐인데 밥상이 제법 풍성해졌다. 특히 카레에는 역시 김치가 참 잘 어울린다.
한 웍 가득 만들었더니 양도 넉넉하다.
친정엄마 드리려고 한 통 따로 담아놓고도 우리 부부가 한 끼 더 먹을 만큼 남았다. 카레는 이게 참 좋다. 한 번 만들 때 넉넉하게 해두면 다음 끼니 걱정을 덜 수 있다.

스팸도 반 개만 사용했다. 남은 반 개는 잘 싸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다음에는 김치볶음밥을 할 생각이다.
매일 밥을 해 먹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밥 해 먹는 게 힘들지?"
그런데 생각을 조금 바꾸면 된다.
"오늘은 뭘 해 먹을까?"
냉장고에 있는 감자, 양파, 당근, 호박 몇 개 꺼내 후딱 볶고 카레 한 봉지 풀어 넣으면 한 끼가 금방 만들어진다. 남은 채소 정리하기에도 좋고 다음 끼니까지 해결되니 카레만큼 편한 음식도 드물다.
우리 집은 원래 카레를 좋아한다.
특별한 날 먹는 음식도 아니고 화려한 요리도 아닌데, 오랜만에 만들어 놓으니 남편은 두 그릇을 먹고 나는 엄마 드릴 카레 한 통을 챙긴다.
한 웍 가득 끓인 카레 하나로 오늘 저녁도 먹고, 엄마 반찬도 챙기고, 내일 한 끼까지 해결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저녁은 꽤 잘 차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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