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홀튼의 반란, 스타벅스가 주춤한 사이 매장은 늘었는데 디테일은 아쉽다
최근 길을 다니다 보면 팀홀튼 매장이 부쩍 눈에 들어옵니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국내에 들어온 뒤 매장을 빠르게 늘리면서 스타벅스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커피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느낌도 듭니다.
저도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여러 차례 이용해 봤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이벤트를 경험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을 늘리는 속도만큼 고객을 대하는 디테일도 따라가고 있을까?
음료 10개를 마시면 우산을 준다기에 모았는데
여름 이벤트로 음료를 구매해 쿠폰 10개를 모으면 우산을 받을 수 있다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도 우산을 받기 위해 하나씩 쿠폰을 모았습니다.
어느새 9개.
딱 하나만 더 구매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행사기간도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장에 가서 확인해 보니 준비된 우산이 모두 소진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신 아메리카노 2잔으로 대체해 준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허탈했습니다.
아메리카노 두 잔을 받기 위해 음료를 아홉 잔이나 마시며 쿠폰을 모은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행사기간이 끝난 것도 아니었고 쿠폰도 거의 다 모은 상태였습니다.
문의도 해봤지만 돌아온 답변은 어쩔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물론 이벤트 상품은 한정 수량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실제 행사 조건에 ‘소진 시 종료’ 등의 안내가 있었다면 규정상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이 느끼는 감정은 규정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스타벅스의 이벤트 방식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스타벅스가 생각났습니다.
스타벅스도 굿즈를 활용한 이벤트를 자주 합니다.
인기가 높은 상품은 조기에 품절되는 경우도 있었고 과거에는 굿즈를 받기 위한 과열 경쟁이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후 일부 증정품 행사는 예약이나 수령 시스템을 도입하고 행사 방식도 계속 보완해 왔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열심히 참여한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허탈해지지 않도록 이벤트를 설계하는 것.
상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사전에 충분히 알리거나 예약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추가 제작이나 후속 수령 같은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차이가 결국 브랜드 경험을 만듭니다.
쿠폰이 많다고 다시 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팀홀튼을 이용하면서 또 하나 아쉬웠던 부분은 음료였습니다.
쿠폰과 프로모션은 상당히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커피나 시즌 음료를 마시면서
“이건 다음에도 돈을 내고 다시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메뉴는 개인적으로 많지 않았습니다.
스타벅스는 새로운 음료가 나오면 궁금해서 한 번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떤 메뉴는 다시 찾기도 합니다.
팀홀튼에서는 할인이나 쿠폰 때문에 방문했던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쿠폰은 고객을 한 번 매장으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방문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제품의 맛과 서비스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커피 한 잔에서 브랜드의 차이가 생긴다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성장하려면 좋은 위치에 매장을 확보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매장이 많아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다음에도 여기 와야겠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처럼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이 마지막 한 장을 남겨놓고 경품 소진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동안 브랜드에 가졌던 호감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산 하나일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는 아홉 번 방문하면서 쌓인 경험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바로 이런 순간에서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만들어집니다.
팀홀튼이 오래 사랑받으려면
저는 새로운 커피 브랜드가 많아지는 것을 반깁니다.
스타벅스 한 곳에 집중돼 있던 국내 커피시장에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면 소비자에게도 선택지가 많아집니다.
팀홀튼도 매장 수를 늘리는 것과 함께 이제는 한 사람의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힘을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쿠폰을 더 많이 뿌리는 것보다 맛있는 음료 한 잔.
화려한 이벤트보다 참여한 고객이 허탈하지 않도록 만드는 운영.
매장 하나를 더 내는 것만큼 기존 고객 한 명을 놓치지 않는 서비스.
결국 브랜드는 이런 작은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우산 하나를 받지 못한 일이 별것 아닌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일을 통해 오히려 두 브랜드가 고객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빠른 확장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습니다.
오래 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결국 다시 찾고 싶은 경험입니다.
팀홀튼이 한국에서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매장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제품과 서비스의 디테일까지 좋아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강한 브랜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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