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짧은 이유는 어쩌면 집에만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요일 아침이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일요일 저녁입니다. 집에서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월요일이 되면 뭘 했는지 기억에 남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어디든 나가려고 합니다. 산책을 해도 좋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도 좋고 운동을 해도 좋습니다. 몸을 움직이고 바깥바람을 쐬고 오면 같은 하루인데도 이상하게 길게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주말의 남산은 시간대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남산순환도로에는 주말이면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본격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운동복을 갖춰 입고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뛰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점심 무렵부터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가족끼리 나온 사람들, 데이트하는 연인들, 서울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섞이면서 남산이 한층 북적입니다.
우리는 하루 8,000보를 목표로 걷는데 남산에 가면 어느새 만 보 가까이 걷게 됩니다.
남산순환도로는 평지만 계속 걷는 길이 아닙니다. 오르막을 한참 걷다가 내리막을 만나고 다시 오르막을 걷습니다. 그래서 같은 8,000보라도 러닝머신에서 걷는 것과 느낌이 꽤 다릅니다.
숨이 조금 차오르기도 하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도 느껴집니다.
그 사이 경치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구경합니다.
걷다 보면 평소 못 했던 이야기도 나옵니다
남산을 걷는 재미 중 하나는 이야기입니다.
평일에는 각자 바쁘게 지내다 보니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걷는 동안 하게 됩니다. 이번 주에 있었던 일부터 오래전 이야기까지 이런저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가만히 마주 앉아서 이야기할 때와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할 때는 또 다릅니다.
말이 끊기면 그냥 풍경을 보면 되고 다시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으면 이어서 하면 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남산에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습니다.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도 있고 간단한 음식을 먹는 가족도 있습니다. 운동하다 잠시 숨을 고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도 남산에 들어가면 답답하다는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남산이 그 많은 사람을 넉넉하게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산에 갈 때마다 고민되는 것은 주차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도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차를 가져오면 주차가 늘 고민입니다. 주차요금도 만만치 않고 주말에는 차가 몰리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고 남산까지 걸어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어차피 운동하러 왔으니 조금 더 걷는다고 생각하면 마음도 편합니다.
조금 있으면 남산이 가장 예쁠 때입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가을 단풍이 시작됩니다.
지금도 걷기 좋은 계절인데 단풍이 제대로 물들기 시작하면 남산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서울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계절을 느끼며 오래 걸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도 참 좋습니다.
주말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하루 정도는 집 밖으로 나가보려고 합니다.
꼭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운동화를 신고 걷고 맛있는 것 하나 먹고 평소 못 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보낸 주말은 이상하게 길게 느껴집니다.
이번 가을에는 단풍이 물든 남산을 다시 만 보쯤 걸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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