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정리-남의 감정까지 내가 짊어지고 살 필요는 없다

살면서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이 참 많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내 몫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삐진 것 같으면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기분이 나빠 보이면 왜 그런지 살폈고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했다.
관계가 어색해지면 그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고 내가 먼저 풀려고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람을 배려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내가 계속 상대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하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사람의 감정에 끌려가고 있었다.
상대가 기분이 좋으면 나도 편하고 상대가 기분이 나쁘면 나까지 불편했다.
그러니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은 내 감정이 아니다.
상대가 나에게 서운한 것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말하고 풀어갈 몫이 있다.
내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사과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 일까지 눈치를 보며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최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를 배제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임도 그렇다.
나는 그 일에서 배신감을 느꼈고 무시당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카톡방을 조용한 채팅방으로 설정해 두고 들어가지 않는다.
예전의 나라면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했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지금은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의 감정은 그들의 것이다.
그리고 내 감정은 내가 돌봐야 한다.
지금 내가 그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다면 만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고 싶어지는 날이 오면 그때 보면 된다.
억지로 괜찮은 척할 이유도 없고 내 마음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챙길 이유도 없다.
이걸 너무 늦게 알았다.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사람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사람은 살면서 배우는가 보다.
요즘 내가 배우는 것은 사람을 밀어내는 방법이 아니다.
상대의 감정까지 내가 관리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아주 현실적인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잘못했다면 사과하고
내가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하고
내가 보고 싶으면 만나고
지금 보고 싶지 않다면 조금 떨어져 있는 것.
이제는 다른 사람의 표정을 살피느라 내 마음을 뒤로 미루고 싶지 않다.
남은 시간은 내 감정도 귀하게 여기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