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집밥이야기

고구마 수확시기 맞춰 직접 캐봤어요, 고구마순요리/고구마 캐기부터 고구마줄기볶음까지

즐먹마놀 2026. 9. 28. 14:31
728x90
반응형

고구마 캐는 날, 초보 농사꾼에게 찾아온 수확의 기쁨

 

일찍 심어놓은 고구마를 보면서
“이제 캐나, 저제 캐나” 기다렸습니다.

무려 네 고랑이나 심었으니 은근히 기대도 많이 했지요. 날씨 좋은 주말, 드디어 고구마를 캐기로 했습니다.

고구마 잎이 아주 무성하게 잘 자란 편은 아니어서 속으로는 고구마가 얼마나 달렸을까 싶었습니다. 흙을 살살 걷어내는데 자주색 고구마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머, 여기 또 있다.”

땅속에서 고구마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주 많이 달리지는 않았어도 우리 먹고 나눠 먹을 만큼은 충분히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캐는 일도 잠깐 힘든 정도였습니다

.

고구마를 다 캐고 나니 이번에는 고구마 줄기가 아까웠습니다. 연한 줄기를 골라 하나하나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고구마 줄기 껍질 벗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참을 앉아 껍질을 벗기고 다듬었는데 먹는 건 정말 한순간입니다.

친정엄마 드릴 것, 아들 줄 것 따로 빼놓고 우리가 먹을 것을 담으니 그래도 세 통이나 나왔습니다.

고구마 줄기를 볶아 엄마께 가져다드렸더니 맛있다고 하십니다. 직접 먹어보니 정말 맛있습니다.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참 좋습니다.

‘아, 이 맛에 사람들이 고구마 줄기를 이렇게 힘들게 다듬는구나.’

그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수확한 고구마도 바로 삶아봤습니다. 큰 것만 맛있는 줄 알았더니 작은 고구마까지 제법 단맛이 들었습니다. 포슬포슬하고 달아서 자꾸 손이 갑니다.

양을 보니 열 번 이상은 넉넉하게 삶아 먹겠습니다. 겨울 내내 먹을 만큼은 아니어도 한동안 우리 집 아침거리는 걱정 없겠습니다.

아침 출근할 때 고구마 몇 개 삶고 계란까지 챙겨 먹으면 제법 든든하겠지요.

남편은 벌써 내년 농사를 이야기합니다.

“내년에는 거름을 좀 더 줘야겠어. 그러면 훨씬 많이 달릴 거야.”

우리 땅이 워낙 척박해서 고구마들도 자라느라 꽤 고생했을 겁니다. 그래도 초보 농사꾼에게 이만큼이나 수확의 기쁨을 주었으니 고맙습니다.

농사를 지어보니 알겠습니다.

땅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서 흙을 파보고, 작은 고구마 하나가 나오면 반갑고, 직접 기른 줄기를 다듬어 반찬을 만들고, 엄마와 아들에게 나눠주는 이 과정 자체가 참 재미있습니다.

땅을 밟고 사니까 행복합니다.

몸은 조금 힘들어도 재미있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린 뒤 직접 거둔 것을 밥상에 올리는 것. 요즘 제가 느끼는 작은 힐링입니다.

내년에는 거름도 넉넉히 주고 올해보다 조금 더 잘 키워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올해 첫 고구마 농사,
이 정도면 우리에게는 충분히 맛있고 행복한 수확입니다.

728x90
반응형